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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 Darwin's Doubt (Stephen C. Meyer) part 3
    Books 2014. 12. 4. 03:50

    유전자, 아미노산 서열 분석의 문제

     

    화석 기록이 불충분하다면 우리는 다른 방식의 접근으로 이를 알아낼 수는 없을까? 현대 분자생물학의 획기적인 발견으로 이를 다룰 수는 없을까? 라는 질문은 당연히 따라오기 마련이다. 화석과 이의 형태학적인 분류 외에 뭔가 현대 과학에 어울릴만한 과학적 분석방법 말이다. 분자 시계라고 불리우는 DNA 염기서열의 유사성에 기초한 분석법은 이에 해답이 될 것으로 기대를 불러모았다.

    많은 과학자들이 강조하듯이 DNA 염기서열 분석법은 우리가 화석으로 충분히 알아내지 못한 진화의 발자취들을 쉽게 알려줄 것 만 같았다. 제리코인은 “우리는 이제 매우 새롭고, 강력하며, 독립적인 방법으로 조상관계를 확립할 수가 있다. 우리는 유전자 자체를 직접 들여보고 DNA의 서열을 알아냄으로 그 유사성을 토대로 우리의 진화 관계도를 재구성할 수 있다” 고 강조한다. 도킨스, Peter Atkins 등의 학자들 역시 유전자 분석을 통한 진화 계통도 분석이 매우 일관성있고 정확하게, 또한 화석을 통한 분석 결과와 일치하는 결과를 내는 것처럼 이야기하곤 한다.

    과연 유전자의 유사성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캄브리아 대폭발에 관한 진화의 밑그림을 알려줄 것인가?

     

    1990년대 Gregory Wray, Jeffrey Levington, Leo Shapiro는 캄브리아 관련 유전자들의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Molecular Evidence for Deep Precambrian Divergences among Metazoan Phyla”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그들은 캄브리아기 동물들의 공통조상은 7억년 전에 존재했으며 현존하는 화석 기록보다 훨씬 이전에 분기했다고 주장했다. (화석기록을 통한 고생물학자들의 분석은 5억3천만년에서 5억 4천만년 사이의 대략 천만년 시간안에 주된 형태학적 변화들이 나타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여기에는 여러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첫번째 문제는 이러한 분석 결과는 다시금 Artifact hypothesis에 의존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Artifact hypothesis의 문제는 이전에 다룬 바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염기서열의 유사성에 기초한 분석 방법은 분석 방법마다 극심한 오차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어떤 유전자를 바탕으로 분석하는가, 분석 알고리즘의 차이, 여러 가지 요소들이 저마다 다른 분석값을 제공한다면 어떤 분석법이 과연 정답인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Valentine, Jablonski, Erwin이 결론내리기를 “최소한 문(phyla) 수준에서의 분자시계의 정확성은 여전히 문제가 있다. 어떤 분석법을 쓰는지, 어떤 유전자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측정값은 8억년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실제 분석 결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과학자들이 선전하는 것처럼 일관성 있는 결과를 내지는 않는다. 유전자 분석을 위해서는 분석 대상이 되는 다양한 생명체 가운데 공통으로 존재하는 특정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골라 유사성을 분석하게 되는데, 이때 정하게 되는 유전자가 어떤 유전자인지, 그 유전자의 어떤 부분을 분석 대상으로 삼는지에 따라 결과는 상이하게 달라지곤 한다. 또한 어떠한 분석 알고리즘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그 결과는 달라지곤 한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 서열을 토대로 한 계통도와 형태학적 분류에 의한 계통도 역시 항상 일관성있는 결과를 내지는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DNA 염기서열의 유사성을 바탕으로한 phylogenetic tree를 그리는데 요구되는 일련의 가정들에 관한 것이다. 일단 유전자 서열을 바탕으로한 계통도는 이들이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갈라져나왔음을 일단 상정하고 분석한다. 또한 돌연변이율이 일정했음을 상정함으로서 염기서열이 비슷할 수록 비교적 최근에 분기해 온 것이라 결론내리고, 염기서열이 많이 다를수록 오래전에 분기해온 것이라 결론내린다. 문제가 되는 가정은, 유사성이 공통조상을 따지는 기준이 된다는 가정 자체가 신뢰할 만한가라는 점이다. 생명의 다양성을 볼 때 놀라운 부분 중 하나는 진화 계통도에 의하면 가까운 친척 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에도 형태학적으로 유사한 신체 구조를 가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는 개념은 수렴진화 (Convergent evolution) 인데, 기존의 분류학상 공통조상을 갖지 않을 것이라 생각됨에도 불구하고 유사성을 가질 경우 자주 수렴 진화로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수렴 진화라는 개념 자체가 이 가정이 신뢰할 만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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