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Darwin's Doubt (Stephen C. Meyer) part 6

바디 플랜과 발달 생물학

 

단지 하나의 단백질에 두개의 돌연변이가 생기기 위해서도 많은 개체수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면, 발달 과정에서의 바디 플랜 (body plan)을 위해서는 얼마나 더 많은 돌연변이, 혹은 새로운 유전자(혹은 단백질)이 필요할까?

혹자는 초파리의 돌연변이 실험(saturating mutagenesis)에서 다리가 여럿 달린 파리, 혹은 다리가 눈에 생긴 파리 등의 예를 제시하면서 돌연변이를 통해 바디 플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 않느냐고 질문할지도 모른다. 발달 생물학을 모르는 사람도 Evo-devo를 언급하며 발달 생물학의 발전이 동물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강력한 설명력을 제공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발달 생물학 (developmental biology)에서는 발달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유전자 조절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는 네트워크임을 알게 되었다. 이들 유전자 발현과 조절 메커니즘은 매우 정교하게 조절되어야 함이 또한 알려졌다. 이러한 발달 단계에 필요한 유전자들의 네트워크는 Developmental gene regulatory network (dGRN) 이라 불리운다. Davidson의 연구에 의하면 이 dGRN은 한번 구성되고 나면 그 이후에는 돌연변이에 의한 변화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한다 (resistant). 반면에 초기 발달 단계에 필요한 유전자들은 돌연변이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해서 배아 상태에서 그러한 돌연변이를 견뎌내지 못하고 만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Davidson은 주장하기를 ‘전통적인 진화론과는 달리,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내는 과정들로는 동물의 바디 플랜의 진화에 적합한 모델을 설명할 수가 없다.’고 한 바 있다.

 

바디 플랜의 진화에 관련된 신 다윈주의가 직면한 문제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1) 동물의 바디 플랜은 한 세대에서 수정란에서 시작하여 성체 세포로의 단계적 과정을 거친다. 이전 단계가 무엇인지에 따라 다음 단계가 결정된다.

2) 바디 플랜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돌연변이는 반드시 발달 단계 초기에 일어나야하고, 해당 개체는 생존가능해야하며 다음 세대에 그 돌연변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3) 하지만 이러한 초기 단계에 필요한 돌연변이는 개체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때문에 배아 단계에서 견뎌내질 못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하나의 단백질에 두개의 돌연변이가 생기기 위한 과정 자체도 쉽지 않다. 동물의 바디 플랜의 진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단지 한 두개의 유전자의 변화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조절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발달 초기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dGRN 수준에서 일어나야한다. 하지만 그런 돌연변이가 배아 수준에서 견뎌낼 수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