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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처드 도킨스와 로잘린드 피카드, 올해의 트로터상 수상
    News 2025. 2. 23. 02:01

    리처드 도킨스와 로잘린드 피카드, 올해의 트로터상 수상

    올해 트로터상(Trotter Prize)은 진화론과 신앙의 대조적 입장을 대표하는 두 인물에게 수여되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생물학자이자 대표적인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와 MIT의 컴퓨터 과학자로 감성 컴퓨팅(Affective Computing)의 선구자이며 기독교 신자인 로잘린드 피카드(Rosalind Picard)가 그 주인공입니다.

    트로터상: 과학과 종교의 대화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매년 수여되는 트로터상은 정보, 복잡성, 그리고 추론이 자연의 신비를 어떻게 밝히는가를 연구한 공헌을 기리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특히, 과학과 신앙 간의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 이 상의 핵심 목적입니다. 올해 수상자들은 각각 강연을 진행한 뒤 토론을 벌였으며, 사회는 텍사스 A&M 공학 교수인 마이카 그린(Micah Green)이 맡았습니다.

    도킨스: “진화는 최고의 아이디어”

    도킨스는 자신의 강연 “The Greatest Idea Anyone Ever Had?” (누군가가 가진 최고의 아이디어?)에서 찰스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생명의 복잡성이 무작위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의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다고 설명하며, 다윈의 개념이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이론보다도 더 중요한 발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도킨스의 주장은 그동안 그의 저서 (The Blind Watchmaker, The Selfish Gene 등)에서 반복적으로 다루어졌던 익숙한 개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또한 윤리에 대한 견해에서도 인간의 도덕성이 시대적 Zeitgeist(시대 정신)에 의해 형성되었음을 강조하며, 절대적인 도덕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피카드: “우리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반면, 피카드는 “Are We Merely Machines?” (우리는 단순한 기계인가?)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인간이 기계적 시스템으로 설명될 수는 있지만, 단순한 기계로 환원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녀는 인간의 의식과 감정, qualia (개인의 주관적 경험) 등의 개념이 순수한 물질적 과정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 인간이 Imago Dei (하나님의 형상)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기계 이상의 존재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자연주의적 접근으로는 의식과 자유의지를 설명할 수 없으며, 인간의 도덕성과 책임감도 기계적 환원론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도킨스의 네오-다윈주의를 직접적으로 반박하지 않았으며, 과학적 논증보다는 철학적·신학적 개념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아쉬운 점: 논쟁의 부족

    기존의 트로터 강연과 달리, 이번 토론회에서는 도킨스와 피카드가 서로의 주장에 직접적으로 반박하는 clash(논쟁)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각자의 입장을 발표하는 형식이었지만, 도킨스가 피카드의 기독교 신앙을 겨냥해 구약성서의 폭력적인 장면을 언급하며 신의 도덕성을 문제 삼을 때도 피카드는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트로터상의 원래 취지는 두 명의 과학자가 과학과 신앙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강연에서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피카드가 지적설계(Intelligent Design) 이론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피한 점과 현대 생물학 내에서 네오-다윈주의를 비판하는 연구자(예: 제임스 샤피로, 데니스 노블)의 논의를 사용하지 않은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결론

    올해의 트로터상 강연에서는 과학과 신앙 간의 대화가 이뤄졌지만, 좀 더 깊이 있는 논쟁과 토론이 부족했습니다. 도킨스는 여전히 네오-다윈주의 및 무신론적 세계관을 강하게 옹호했으며, 피카드는 기계적 환원론을 넘어서 인간의 본질을 신학적으로 설명하려 했습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논의가 더욱 심도 있게 진행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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