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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 Darwin's Doubt (Stephen C. Meyer) part 8/8
    Books 2014. 12. 4. 03:53

    다윈의 의심’ 반응들과 마이어의 대응

     

    ‘다윈의 의심’은 출판되자마자 논픽션 부문 뉴욕 타임스와 LA타임스 베스트 셀러 탑10 안에 들기도 했으며 여러 논쟁들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 대한 호평도 있었지만, 늘 그렇듯이 반-설계론 진영의 말도 안되는 리뷰와 혹평 역시 줄을 이었다. 심지어는 책이 나오자마자 과연 책을 읽기는 하고 쓰는건지 의심스러운 혹평의 리뷰도 쏟아졌다. 이러한 리뷰에는 답할 가치 조차 없는 것은 당연하다. 마이어의 이전 작 Signature in the Cell 을 출판했을 때에는 책을 읽지도 않은 Ayala가 유신진화 공식 홈페이지와도 같은 바이오로고스에 그 리뷰를 실었던 것에 비하면 ‘다윈의 의심’은 양호한 편이라 볼 수 있다 (그는 책 제목도 잘못 알고 있었다!). 

    먼저 책을 받자마자 눈에 띄는 부분은 책의 표지에 몇몇 학자들의 추천사 (blurb) 중 하버드 대학의 George Church의 추천사였다. 그의 학자로서의 커리어와 그의 연구 성과를 볼 때 그의 추천사는 의미가 남다르다. 그의 추천사를 그대로 인용한다.

     

    Stephen Meyer's new book Darwin's Doubt represents an opportunity for bridge-building, rather than dismissive polarization - bridges across cultural divides in great need of professional, respectful dialog - and bridges to span evolutionary gaps.

    Dr. George Church

    Professor of Genetics, Harvard Medical School

     

    예전 설계론 논쟁이 유명한 무신론 철학자 플루의 회심을 이끌어내었을 때 (물론 이 회심은 엄격히 말하면 무신론에서 유신론으로의 회심은 아니다), 일부 반응은 나이든 철학자의 노망 정도로 치부되기도 했다. 마이어의 이전 작 Signature in the Cell에서 그는 무신론자이면서 유명한 철학자인 Thomas Nagel의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번 작에선 설계론자가 아닌 저명한 발달 생물학자 George Church의 호평을 이끌어낸 것이다. 그가 쓴 두 권의 책 모두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지만, 그의 책을 통해 학계의 굵직한 인물들, 특히 무신론자이거나 설계론자도 아닌 이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 역시 주목해야할 것이다.

     

    책이 출판된지 얼마되지 않아 ‘사이언스 (Science)’ 저널에서 발달 생물학자 Marshall이 ‘다윈의 의심’에 대한 리뷰를 게재하였다. 설계론 진영에서도 Marshall이 사이언스지에 리뷰를 게재함으로서 (네거티브 리뷰이긴 하지만) 더 많은 논의를 이끌어낸 것을 2013년 한해의 제일 큰 뉴스로 선정했을 정도이니 그의 비판은 자세히 다룰 필요가 있다. 그의 비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마이어의 접근 방식은 네거티브 전략이다. 그의 주장은 고생물학자가 캄브리안 대폭발을 설명할 수 없으니 설계자의 간섭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아야한다는, 결국은 ‘간격의 신 (God of the gaps)’ 접근법이다.’

    그는 짧은 리뷰에 몇가지 구체적인 사항을 언급하며 학계에서 다뤄지는 내용 중 중요한 것들을 빼먹거나 잘못 호도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초기 캄브리아기의 small shelly를 빼먹었다거나, 분자 계통학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마이어가 발달 생물학의 dGRN을 구성하고 있는 새로운 유전자들이 생성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새로운 문(phyla) 수준의 유전자가 만들어져야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dGRN이 rewiring되는 방식으로 생겨난다는 주장을 한다.

    결국 Marshall은 비판하기를 Meyer의 총체적인 학자적 자질의 실패 (systemic failure of scholarship)라 비판한다. 

    하지만 ‘학자적 자질의 실패’라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이 미안했는지, 그는 라디오 토론에서 Meyer와 토론할때는 말을 바꾸어 Meyer의 학자적 자질은 좋지만 (good scholarship), 최신 내용을 반영하지 않아 좀 실망스럽다는 식으로 얼버무렸다. 

     

    먼저 설계론 진영은 이러한 리뷰에 꾸준히 응답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문제는 이에 대한 답변을 ‘사이언스’ 저널 같은 곳에서 받아주지 조차 않는 게임의 법칙의 문제가 있다는 점이 지적되어야 겠다. 설계론 진영의 답변을 보기 위해서는 설계론 웹페이지를 찾아야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한다. Meyer는 Marshall의 리뷰에 답변을 써서 사이언스 저널에 보냈고, 놀랍지도 않게 그의 서신은 거절되었다. (AAAS는 설계론 관련 호의적인 내용을 게재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대신, ‘다윈의 의심’ 웹페이지에 사이언스 저널에 보낸 글과 보다 자세한 반박문이 게재되어있다. 이 일이 있은 후 Marshall과 Meyer 는 영국의 Unbelievable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같은 주제로 토론을 벌이기도 하였다 . 

     

    먼저, 설계론에서의 접근법은 간격의 신 오류가 아님을 수차례 강조된 바 있다. 설계론은 과학에서의 빈틈을 찾아내어 ‘하나님이 하셨다’라고 주장하는 무지에서의 논증이 아니다. 게다가 설계론은 그 설계자가 특정 종교에서 말하는 신(God)을 명시적으로 주장하지도 않는다. Marshall도 이를 의식했는지 Meyer와 라디오 토론할때는 Intelligent Designer of the gaps이라 바꾸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설계론을 무지에서의 논증으로 인식함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현재까지 알려진 ‘특정화된 정보’를 생성해내는 유일한 원인은 ‘지성 (intelligence)’임을 아는 것에서 설계를 추론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는 마치 마이어가 Small Shelly 화석을 빼먹은게 마치 캄브리아기 화석에 매우 중요한 내용을 빼먹은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중요한 사실관계는 Meyer는 그의 책에서 Small shelly 화석을 빼먹지 않고 다루었다는 것이고 (Darwin’s doubt 412p 참고), 해당 화석의 중요성이 떨어지기에 자세히 다루지 않았을 뿐이다. 전체적인 캄브리아 대폭발을 기술함에 있어서 이 화석의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많은 고생물학자들도 동의하는 내용이다. Meyer는 다른 고생물학자들의 논문과 글들을 통해 그러한 사실들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또한 Marshall이 이야기하는 dGRN은 Meyer도 책에서 심도 있게 다룬 내용이다. Marshall는 새로운 유전자가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dGRN 이 rewiring됨으로써 이러한 변화를 이루어낸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디오 토론에서도 최근에 밝혀진 것은 유전자들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중요한데 Meyer는 80년대 유전자를 중심으로 했던 구식 내용에 머물러 있다며 비판한다. 하지만 최근의 논의들을 오히려 반영하지 않은 이는 오히려 Marshall로 보인다. 그는 발달단계에서 진화적 도약을 위해서는 발달 단계 초기에 필요한 dGRN에 변이가 일어나야하는데, 그러한 변이는 개체의 생존에 치명적이라는 실험적 결과들을 논의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그의 해결책은 새로운 유전자가 생성될 필요를 최소화함으로서 (기존에 있던 유전자들을 rewiring하면 된다는 식) 문제를 해결하려 들지만 이는 바람직한 접근법도 아닐 뿐 아니라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지도 않는다. Meyer는 rewiring이 오히려 목적론적 비유 (teleological metaphor)라 응수한다. 또한 이는 새로운 유전자 생성의 문제를 캄브리아 이전 시기로 옮기는 전략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분류군마다 특이적인 dGRN (taxa-specific)이 있음이 밝혀진 마당에, 여러 문(phyla) 수준에서의 진화적 도약이 있던 캄브리아 시기에 새로운 유전자와 그 유전자들로 이루어진 dGRN이 필요함은 당연한 내용이다.

    초기 발달에 필요한 dGRN이 유전적 변이에 유연하지(flexible) 못하다는 것을 만회하기위해 Marshall의 제안은 과거 캄브리아기의 생명체의 초기 발달에 관여하는 dGRN 유전자들은 지금보다 더 유연했을(flexible) 것이라 제안한다. 하지만 유연한 dGRN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러운 이유는 여지껏 이루어졌던 돌연변이 실험결과들이 보여주고 있는 바이다. 또한 역사 과학에서 과거를 오늘날과 매우 다른 조건으로 가정하고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역사과학의 중요한 요소인 ‘동일과정설 (uniformitarianism)’에 반하는 내용임이 지적되어야겠다.

     

    결론적으로 캄브리아 대폭발 시기에 등장한 생명체들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새로운 유전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다윈주의 모델이 이를 설명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은 주지하는 사실이며, 학자들이 제시하는 모델 역시 새로운 유전자의 생성을 설명하는데는 역부족이고, 지금까지 제시된 어떤 모델도 이를 설명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 Meyer의 결론이다. 반면에 유전정보와 같은 기능적인 ‘정보’(functional information)를 생성해내는 원인은 바로 ‘지성(intelligence)’이라는 것은 Meyer가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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